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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이모저모
착한아이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 본문
Q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첫째는 7살이고 둘째는 3살입니다. 둘째 돌잔치 지나고 얼마 안 있어서 남편이 교통사고로 가족을 떠났습니다. 작년까지 너무 힘들고 그냥 하루하루가 무기력했습니다. 어떻게 지냈는지도 모르게 흘러갔습니다. 최근 몇 달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둘째보다 첫째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저를 챙기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엄마인 저를 통제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착한아이 증후군에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 남편과의 사별도 힘드셨을 텐데 이제는 아이의 행동에 마음이 아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힘내셔야 합니다. 뾰족해져만 가는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어머님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니라 환경과 시간이 그렇게 만든 것이기 때문에 굴복하시면 안 됩니다. 지금부터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달려가고 의심스러울 때마다 잠시 눈을 감으시고 믿음 쪽의 패를 쥐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사랑처럼 보이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의존, 간섭, 통제, 지배 같은 것들은 사실 사랑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상처'의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착한아이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의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의 경우, 아빠의 자리를 너무 이른 나이에 인식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형상을 심리학에서는 동일시(identification)라고 부릅니다. 첫째가 아버지에게 받았던 사랑과 말투 그리고 대화의 방식을 자신의 내면에 그대로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엄마가 덜 슬플 수 있도록 아빠의 자리를 빠른 속도로 자신이 들어가 채웠을 겁니다. 아빠처럼 말하고 아빠처럼 엄마를 위로하고 보호하면 엄마의 슬픔이 줄어든다고 확신하면서 아빠를 자신의 존재 목적과 가치로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몸은 어린 아이지만 생각은 아빠가 사용했던 언어와 행동을 빠르게 닮아가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 나이답지 못하게 스스로를 억누르는 '상처 입은 내면아이'가 자리 잡게 됩니다.
4. 착한아이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미국의 뉴햄프셔대학교(University of New Hampshire) 연구팀은 '부모의 대화법이 자녀의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을 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 방식을 녹음해서 기록하기 위해 '빛의 과학'에 대한 숙제를 내주고 평소 하던 대로 주제를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실험에 참여한 자녀들을 대상으로 빛의 과학에 대한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지 검사했습니다. 결과는 부모의 '응-아니' 같은 짧으면서 폐쇄형 질문은 아이들의 기억력을 약화시켰습니다. 반대로 구체적이면서 자유로운 질문을 하고 서술형처럼 길고 개방적인 질문을 자주한 경우, 자녀들의 기억력도 강화되었습니다.
5. 착한아이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더 찾아보겠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대화의 여유'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자녀와의 대화에도 여유가 생기고 질문과 대답에도 기다림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편분의 부재로 인해 하루하루 눈과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으셨을 겁니다. 슬픔에 얼룩진 마음을 하얗게 빨아 널고 싶은 마음이셨을 겁니다. 이러한 사이 첫째와의 대화는 폐쇄적이고 짧은 대화를 나눴을 것입니다. 그럴수록 자녀는 엄마가 힘들어한다고 빠르게 인식을 해서 아빠가 되어서 엄마의 마음을 큰 나무처럼 쉬게 해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6. 착한아이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첫째와 대화를 할 때, 긍정적인 기억을 새기고 첫째가 나이에 맞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대화법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첫째에게 질문을 할 때 구체적으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시간으로 자녀와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장소를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시간과 장소의 흐름으로 이어지면 대화가 입체적이고 자녀는 수다쟁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how)와 무엇을(what) 했는지 적절하게 물어봐주면 자녀의 대답이 길게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는 고통의 대부분은 우리 스스로가 지어낸 것들이 많습니다. 얼굴에 먹구름도 마음이 장마철 하늘과 닮은 것도 나 혼자 그렸다가 지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를 달랠 수 있는 존재 역시 나 하나뿐입니다. 첫째 아들이 남편처럼 통제하려고 할 때, 강하게 거부하지 마시고 매일 조금씩 대화방식을 바꿔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기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by 이재연(한국상담학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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